[국외] 한중황해공동조사 TEAM 2
<팀2 조사정점 예정지>
저희 서울대학교 해양저서생태학 연구실에서는 지난 몇년동안 중국측 대학들과 함께하는 공동연구조사를 추진해왔습니다. 그동안 사드배치와 같은 한중간의 갈등관계로 인해 한중공동조사가 번번히 무산되었으나, 드디어 올해 우리 연구실에서는 중국 CAS (Chineses Academy of Sciences), 난징대학 연구팀과 함께 한중황해공동 조사를 시작하였습니다. 기간은 총 6월 27일부터 7월 10일까지 약 2주간의 조사기간을 가지며, 팀을 3개로 나누어 팀별 조사구역을 정하여 진행하였습니다. 그중에서도 저희 Team 2 (윤서준, 이종민)은 중국 청도지역에서 시작하여 톈진지역까지 연안지역을 돌며 2주간 조사를 하였습니다. 0~2일차(18/06/27~28): 르자오(Rizhao), 청도(Qingdao)시 조사 비행기와 시간등 여러가지 사정으로 인하여 먼저 우리 Benthos 연구팀중 3명 (권봉오 교수님, 윤서준, 김태우)만 중국조사 선발대로서 조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모든팀이 모이는날은 6월 29일, 그전까지 선발대는 미리 중국연안을 탐색하여 샘플링방법을 확립하고, 추가적으로 필요한 물품을 한국측에 전달하는 매우 중요한 업무를 담당하였습니다.
<조사에 앞서 장비들을 점검중인 윤서준 대원>
<방형구를 이용한 관찰한 갯벌 대형저서동물 서식굴>
무척 무더운 날씨였습니다. 조사당시 칭다오의 최고기온은 38도에 육박할 정도로 더웠고, 해안가 근처이기 때문에 습도또한 높았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환경에서도 조사경험이 풍부한 Benthos 대원들은 이에 굴하지 않고 조사를 지속하였습니다. 중국의 연안환경은 우리나라와 비슷하면서도 약간씩 다른 면모를 갖추고 있었습니다. 물론 거대한 중국대륙의 넓은 영토에는 각양각색의 다양한 연안환경이 있겠지만, 우리나라 갯벌과 비슷하면서도 서식하는 식물들과 동물들이 달랐습니다. 중국연안은 최근 십몇년 동안 외래종인 갯끈풀 (Spartina anglica)에 의해 연안생태계가 많이 교란되었다고 알려져있는데, 이번 중국조사때 아니나 다를까 어느 연안지역에서도 쉽게 갯끈풀을 찾아 볼 수 있었습니다.<갯끈풀이 무성한 칭다오 연안지역>
<조사당시 햇빛이 쨍쨍한 해변가>
3일차(18/06/30): 후발대 청도(Qingdao)시 도착, 선발대와 합류 및 조사예행연습 중국 선행조사를 위해 먼저도착한 선발대를 뒤이어, 김종성 선생님과 교수님들 그리고 벤토스 학생들을 포함한 후발대가 29일 칭다오에 도착하였습니다. 우리 벤토스연구실과 마찬가지로, 중국 CAS 과학원과 난징대 중국연구팀들도 나머지인원들이 모두 합류하여 칭다오시에 모두 모였습니다. 이날은 조사에 관련된 한중연구팀들이 모두 모여, 서로를 소개하고 향후 조사계획에 대해 의논하는 자리를 가졌습니다. 그 다음날에는 3개의 팀으로 이루어진 한중공동조사팀이 서로의 조사지로 이동하기전, 칭다오 갯벌에서 조사예행연습 및 현장조사가 이루어졌습니다. 장소는 칭다오 시내에서 얼마 떨어져 있지 않는 곳으로, 숙소에서 출발해 금방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조사정점에 도착한 한중공동조사팀>
<조사에 앞서 장비설명와 숙지사항을 전달하는 윤서준, 김태우 대원>
<갯끈풀이 듬성듬성 보이는 조사정점>
조사에 앞서 먼저 중국에서 조사를 했었던 윤서준, 김태우 대원들이 장비설명과 숙지사항을 전달하였습니다. 향후 세팀의 조사계획은 다음과 같습니다. 각 팀당 운전기사 1명, 중국조사팀 2명, 한국조사팀 2명으로 총 5명이 한팀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중국과 한국팀은 서로 조사항목이 다르기때문에 조사정점에 도착한후 가능한 빠른시간안에 주어진 모든 조사항목을 완수하여야 합니다.<갯벌에서 조사중인 벤토스 대원들>
<조사가 마무리된후 뻘투성이가 된 조사대원들 모습>
금강산도 식후경이랬죠, 조사가 끝나고 다음날이면 서로 각지 다른 목적지로 향해야 하는 벤토스대원들은 저녁식사자리를 가졌습니다. 이날 저녁식사로는 칭다오식 해물찜전문 식당을 갔었는데, 원하는 해산물을 선택하면 테이블가운데에 있는 거대한솥에 쪄서 먹는 방식이었습니다. 다음날이면 대원들 모두 서로 헤어져야하는 아쉬운마음을, 맥주로 유명한 칭다오에서 칭다오맥주로 조금이나마(?) 달래보았습니다.<중국 칭다오식 해물찜, 엄청난양의 해물이 들어갑니다…!>
<중국식당의 테이블은 거의항상 원형이었습니다>
4-5일차(18/07/01-02): 본격적인 조사의 시작, 웨이하이(Weihai)시 조사 다시 본격적으로 조사가 시작되었습니다. 2팀의 중국내 주요조사지역은 산동반도로서, 중국에서 가장 부유한 지역중 하나로 손꼽히는 곳입니다. 또한 중국, 북한, 대한민국과 상대적으로 가까운 위치에 있기 때문에, 무역업이 발달하였고 지금도 활발한 무역활동을 벌이고 있는 지역입니다. 이제 2팀 (윤서준, 이종민)은 칭다오를 지나 웨이하이(Weihai)시 연안으로 이동하여 조사를 시작하였습니다.<조사를 위한 2팀의 조사물품들>
<웨이하이시 연안 갯벌지역>
<먹구름이 몰려오는 오후>
웨이하이시의 조사의 출발은 산뜻하였습니다. 태풍소식이 간간히 들려오긴 했으나, 다행히 일본쪽으로 이동하여 조사팀의 일정에는 영향이 없었습니다. 웨이하이의 갯벌은 국내 남해안갯벌과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조차가 심하지 않으며, 조류의 흐름도 강하지않아 잔잔하였습니다. 또한 아직 이쪽은 공장보다는 사과농장과 같이 농업이 좀더 발달하여 환경이 많이 훼손되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남아있는 조사정점들은 주로 공장과 많은 간척활동이 일어나는 곳이 많이 남아 있어, 인간활동에 따라 자연환경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지켜볼수 있을 것 같습니다. 6-7일차(18/07/03-04): 인간활동으로 인한 변화, 옌타이(Yantai)시 조사 옌타이(Yantai)시는 무역과 공업으로 유명한 도시입니다. 산동반도의 주수입원이 옌타이에서 나온다는말이 과언이 아닐정도로 많은 이익을 창출하는 도시입니다. 하지만 그 화려한 이면에는 급격한 발달로 인한 환경오염이 있습니다. 한중조사팀은 주로 해안지역과 강하구지역을 주로 조사하는데, 이지역은 주로 공장과 항구들이 많습니다. 2000년대 이후로 자본주의시장을 일부 개방한 중국은 급격한 경제성장을 이루는데, 이때 엄청난 수의 공장과 항구들이 건설됩니다. 또한 이러한 부지를 충족시키기 위해 중국정부에서는 대대적으로 해안가 지역을 간척하기에 이릅니다. 옌타이시는 이러한 발달의 현장으로서 넓은 면적의 간척지대를 가지고 있는 도시입니다. 아래 사진과 같이 하천으로부터 해안으로 연결되는 곳이 인공적으로 건설되어 있습니다. 또한 저 거대한 수로를 맞대어 엄청난 규모의 풍력발전소와 염전이 공존하고 있었습니다.<넓은 면적의 간척지대>
<간척지너머로 보이는 엄청난수의 풍력발전기>
<특히나 신기했던 염전, 중국 염전은 우리나라보다 훨씬 넓은규모로 소금을 생산한다>
<퇴적물내 기공층, 인위적인 토사의 유입으로 인해 생긴것으로 보인다>
<이날 저녁은 양꼬치! 특별히 이날 생일이었던 윤서준 대원을 위한 중국조사팀의 선물이었던 장수면도 있다>
조사당일은 마침 윤서준 대원이 생일이었습니다. 생일이라는 말에 중국팀들이 갑자기 분주해졌는데, 깜짝 선물도 케익도 준비해주었습니다. 장기간 출장동안 타국에서 생일을 맞이하는 대원을 위한 중국대원들의 세심한 배려가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장수면이라는 음식을 주문해주었는데, 이는 흔히 중국에서 생일을 맞는 사람이 먹는 음식이라고 합니다. 특이하게 면이 모두 한 가닥으로, 이는 수명이 끊기지 않고 오래가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합니다. 7-8-9일차(18/07/05-06): 푸르게 뒤덮여 버린 연안, 웨이팡(Weifang)시 조사 웨이팡(Weifang)시는 저희 대원들이 조사하면서 뇌리에 가장 강하게 남아있는 도시였습니다. 썩어서 악취가 나는 하천, 더 이상 생물을 찾아볼 수 없는 갯벌… 일단 웨이팡시에 대해 설명 드리자면 웨이팡시 역시 산동반도를 대표하는 무역도시중 하나로서, 북한과 가장 자주 교류하는 항구로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웨이팡지역은 산동반도에서 만(Bay)의 형태가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며, 조차가 크지 않습니다. 저희 한중조사팀이 조사하였던 웨이팡 정점은 하천 상류로부터 하류 그리고 연안까지 걸쳐 있었습니다. 그리고 하천 상류부터 댐건설로 인한 대량발생한 녹조와 간척으로 인해 생물이 없어진 갯벌까지 모두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녹조로 뒤덮힌 하천>
<오염된 하천에서 샘플링하는 대원들>
<간척과 도로건설로 인해 바뀌어 버린 갯벌>
웨이팡지역의 해안가 정점은 간척과 도로건설로 인해 갯벌이 많이 파괴되어 흔하게 찾아볼수있는 게 한마리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해안가 정점에서는 해수의 유통으로 인해 물이 오염이 심하게 되있지 않는편인데, 웨이팡 연안지역은 조금 달랐습니다. 아래에 사진에서처럼 해수가 약간 푸르스름한 빛을 띄고 있었는데, 현장에서 측정해 보니 무려 pH가 3이 나왔습니다 (참고로 보통 해수 pH는 7~8정도, 염산 pH는 2 정도입니다). 이러한 환경에서 생물이 산다는건 힘든일이 겠지요. 이날 이후 웨이팡지역을 조사했던 중국팀 박사님들에게 여쭤보니, 인근 공장들에서 폐수를 정화하지 않고 그냥 방류해서 이런 현상이 종종 벌어진다고 합니다.
<갯벌을 조금만 파도 육안으로 보일정도로 오염된 땅>
<노상에 펼쳐진 간이식당, 주변 건설현장 노동자들이 간단한 요기를 위해 자주 찾는다>
웨이팡시에서는 정점간 이동거리에 마땅한 식당이 없었습니다. 아파트와 상가건물을 짓는 신도시가 들어서는 곳이 많았기에, 편의시설은 없고 요기를 해결해야했기에 대원들은 간이식당을 찾았습니다. 중국식문화에 점차 익숙해지다 보니 이런 곳에도 위화감이 들지 않고 즐겁게 점심을 해결하였습니다. 10-12일차(18/07/07-09): 중화문명의 발상지 황하강(黃河), 빈저우(Binzhou), 동잉(Dongying)시 조사 이번 중국조사에서 가장 인상깊엇던 지역을 꼽자면 바로 황하강(黃河)을 들수있습니다. 빈저우와 동잉시 지역근처에 위치한 황하강은 중국 문명의 발상지로 널리 알려져 있는 강입니다. 중국인들에게는 살면서 꼭한번쯤 가야하는 관광지이기도 하며, 아니나 다를까 저희 중국 조사팀들도 도착하니 사진찍기에 열중(?) 했었습니다. 황하강 일대 조사는 생각보다 힘들었는데, 황하강이 자주 범람하는 것을 막기위해 수킬로미터에 걸쳐 제방을 쌓아 퇴적물이 거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운좋게 수류에 의해 싸인 퇴적물도, 일반 갯벌과 달리 굉장히 끈끈하기 때문에 가장 조사하기 힘든 지역이었습니다.<전망대에서 바라본 황하강>
<황하강의 마지막을 알리는 표지>
<허벅지까지 단단히 빠져 나오기 힘든 황하강 퇴적물>
<조사후 만신창이가 된 대원들>
<황하강 인근 조사 중 멋진 한컷!>
<조사가 끝난후…>
황하강 조간대 지역은 그동안 많은 현장조사를 통해 숱한 경험을 한 벤토스 대원들에게도 참으로 힘든 곳이었습니다. 퇴적물 표층은 굉장히 니질함량이 높아 깊숙히 빠지지만, 깊이 빠질수록 사질인 퇴적물이 발을 얽매여서 빠져나오기가 힘들었습니다. 그 와중에도, 이런 수류가 빠르고 거친 환경에서도 무성하게 자라나는 풀들을 보면서 다시한번 자연의 경이함에 감탄했습니다.<양꼬치엔 뭐죠? 네 칭다오입니다>
<분명 중국조사전 음식에 대해 걱정하던 이종민 대원이었습니다만…(참고로 젓가락에는 매미입니다)>
힘도 많이 썻으니 기력 보충을 해야겠죠. 체력을 회복하는데에는 고기입니다. 마침 대원들이 조사하는 지역은 꼬치구이로 유명한 산동반도입니다 (더군다나 칭다오 맥주공장 근처입니다). 사실 벤토스 대원들은 중국조사전 음식에 대해 많이 걱정을 했었습니다. 조사지역은 그래도 도심지역에서 떨어져있는 외곽지역이고, 여름이기도 했었지요. 이종민 대원은 한중황해공동조사가 끝난후 귀국해보니 체중이 몇 킬로 쪗더군요, 미식의 나라 중국에서 쓸데없는 걱정이었습니다. 13일차(18/07/10): 중국 상업의 중심지, 톈진(Tianjin)시 조사 마지막 조사지역인 텐진(Tianjin)시 입니다. 텐진은 과거 수나라때부터 대운하로서 상업의 중심지로서 발달되어온 지역입니다. 무역상선과 어선들도 자주 드나드는 만큼 연안에는 굉장히 많은 양의 쓰레기가 있었습니다. 텐진항은 2015년 대폭발이 일어난 이후로 많이 복구된 모습이어서, 큰사건이 있었던 지역인지도 모를 정도 였습니다.<텐진항 근처의 연안지역, 쓰레기로 뒤덮혀있다>
<텐진항 근처의 제방>
<텐진 국립공원 건설중인 연안지역>
<한중황해공동조사 2팀의 마지막 정점에서>
텐진지역을 마지막으로 한중황해공동조사 2팀은 조사를 완료하였습니다. 약 2주간이라는 시간동안 한중공동조사팀 모두 열심히 적극적으로 조사에 임하였습니다. 국외조사라는 흔치않는 소중한 기회를 얻은 대원들에게도 이번 조사는 여러가지로 마음에 와 닿는 조사였습니다. 물론 조사기간동안 여러가지 일들이 있었고 쉽지만은 않았지만, 이 기회를 통하여 한단계 더 성장할수 있었습니다. 다시한번 귀중한 기회를 주신 김종성 선생님께 감사의 말씀을 올리고, 그외 대원들이 조사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도움을 주신 교수님들께도 감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정말 흔하지 않은 뜻 깊은 시간이었고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향후 앞으로도 계속 이런 좋은 기회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니 많은 분들의 참여 기다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사진/글: Benth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