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전라남도 순천만
55번째 이달의 바다에서 소개할 곳은 바로 전라남도에 위치한 순천만 입니다. 순천시 교량동과 대대동, 해룡면의 중흥리, 해창리 선학리 등에 걸쳐 있는 순천만 갈대밭의 총 면적은 약 15만평에 달합니다. 순천 시내를 관통하는 동천과 순천시 상사면에서 흘러 온 이사천의 합수 지점부터 하구에 이르는 3㎞ 쯤의 물길양쪽이 죄다 갈대밭으로 뒤덮혀 있지요. 그것도 드문드문 떨어져 있거나 성기게 군락을 이룬 여느 갈대밭과는 달리, 사람의 키보다 훨씬 더 웃자란 갈대들이 빼곡한 갈대밭입니다. 갈대 군락지로는 국내 최대 규모라고 하는데, 갈대의 북슬북슬한 씨앗 뭉치가 햇살의 기운에 따라 은빛 잿빛 금빛 등으로 채색되는 모습이 아주 아름다운 곳입니다. 게다가 때마침 불어온 갯바람에 갈대숲 전체가 일제히 흐느적거리는 풍경은 망망한 바다에 일렁이는 물결처럼 장엄하고 아름답습니다.
<순천만 전경>
출처 : 순천시청
갈대밭에 파묻히다시피 한 대대동은 선착장을 중심으로 가장 넓은 군락지를 이루며, 해룡면 상내리의 와온마을은 드넓은 갯벌을 무대로 펼쳐지는 낙조를 감상할 있는 곳으로 관광객과 사진작가들이 즐겨 찾습니다. 39.8km의 해안선에 둘러싸인 21.6㎢의 갯벌, 5.4㎢의 갈대밭 등 27㎢의 하구 염습지와 갯벌로 이루어진 순천만 일대에 갈대밭만 무성한 게 아니지요. 멀리서 보면 갈대밭 일색이지만, 가까이 다가가 보면 물억새, 쑥부쟁이등이 곳곳마다 크고 작은 무리를 이루어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리고 하구의 갈대밭 저편에는 불그스레한 칠면초 군락지도 들어서 있다. 또한 이곳은 흑두루미, 재두루미, 황새, 저어새, 검은머리물떼새 등 국제적인 희귀조이거나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11종이 날아드는 곳으로 전세계 습지 가운데 희귀 조류가 가장 많은 지역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와 같은 희귀조류 이외에도 도요새, 청둥오리, 혹부리오리, 기러기 등을 포함해 약 140종의 새들이 이곳 순천만 일대에서 월동하거나 번식한다고 합니다.
<간조시간때의 순천만 안풍습지>
이렇게 아름다운 경관을 지닌 순천만을 조사하기 위해, 저희 BENTHOS 연구진들은 한달에 한번씩 조사를 나갑니다. 하지만 조사할때 만큼은 순천만이 그리 아름답게만 느껴지지 않습니다. 순천만은 전국 갯벌중에서도 가장 잘 빠지고, 걷기 힘든곳으로 악명이 높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고된 환경 가운데에서도 우리 BENTHOS 연구진은 맡은 임무를 수행하고, 아직 밝혀지지 않은 갯벌의 신비를 파헤치기 위하여 열심히 조사를 다닙니다.<순천만 갯벌조사 준비>
<허벅지까지 빠지는 순천만 갯벌>
<겨울철 얼어버린 순천만 우명마을 갯벌>
<추운겨울에도 푹푹 꺼지는 갯벌>
<갈대가 많이 서식하는 순천만 농주마을>
<너무 무른 갯벌에서 헤어나오기 힘든 BENTHOS 대원>
올해 저희 BENTHOS 연구실에서는 순천만을 매월 조사를 나가고 있는데, 월별에 따른 생태계변화가 어떨지 궁금합니다. 물론 가끔씩은 조사가 고되고 지치기도 하지만, 노을에 비친 고요한 해안을 보고있노라면 아직까지 많은 부분이 밝혀지지않는 이 갯벌에대해 알고자 하는 마음이 커집니다. 앞으로 더욱 많은 조사와 연구로서 새로운 이야기를 들려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