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충청남도 보령
보령은 충청남도 서남부에 위치한 해안지역입니다. 여름이 되면 수백만명의 사람들이 보령 머드 축제를 즐기러 보령으로 모여듭니다. 축제기간동안 관광객들은 머드를 이용한 마사지 등의 체험 행사를 즐기곤 하지요. 이스라엘 사해 진흙보다 품질이 훨씬 우수하여 피부 미용에 좋다고 하네요. 저희는 피부 마사지를 즐기기 위해서는 아니지만, 보령의 좋은 갯벌을 누리고 또한 이곳에 사는 생물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기 위해 출동했습니다! 이 글을 통해 보령 머드 축제에서도 볼 수 없는 보령 갯벌의 이야기를 살짝 전해드릴게요!
<오천항 인근 갯벌 전경>
저희가 찾은 곳은 머드축제가 있는 대천 해수욕장에서 북쪽으로 이동하면 볼 수 있는 오천항 인근 갯벌과 학성리 갯벌입니다. 위 사진에서 볼 수 있는 오천항 갯벌은 아주 넓지는 않아도 다양한 생물군이 살고 있습니다. 갯벌 군데군데 모여살고 있는 생물들은 굴입니다. 갯벌을 푹푹 파내다보면 동죽도 우르르 나오지요. 갯벌에서는 보기어렵지만, 좀 더 깊이 잠수해서 들어가면 키조개도 만날 수 있습니다. 오천항의 키조개는 국내 전체 생산량의 60~70% 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풍부합니다.<바지락 양식을 위해 모래를 뿌려놓은 지역>
오천항 인근 갯벌 옆에는 방조제로 물을 막아 생긴 나대지가 있습니다. 한때는 위 조사지역과 하나의 갯벌이었겠지요. 현재는 갈대가 무수히 자라고 있습니다. 다만 지표면에 하얗게 염분기가 남아있고 물이 들어와 촉촉한 지역도 있습니다. 예전엔 갯벌이었던 이곳은 어떠한 환경변화를 겪어왔을까요? 혹시 이곳에 여전히 규조류와 같은 생물들이 살고 있을까요? 아니면 깊은 곳에 규조류의 껍데기들은 남아있을까요? 나대지가 된 땅으로부터 혹시 예전 갯벌때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까 싶어서 이곳에서도 살짜쿵 시료를 채취해왔답니다! 재밌는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는 곳이면 좋겠네요.<오천항 주변 나대지, 아래 사진은 시료 채집을 위해 스파츌라로 표면을 긁어낸 모습>
학성리의 이야기도 전해드려야겠네요. 저희가 찾은 학성리 갯벌은 주변 어촌에 사시는 어르신들의 삶의 터전입니다. 늘 양식장에서 허리를 숙이고 일하시는 분들을 만날 수 있지요. 수많은 생물이, 그리고 그들에게 기대어 사는 사람들이 사는 갯벌입니다.<학성리 갯벌 전경>
갯벌에 있는 수많은 구멍들이 보이시나요? 쏙, 게, 이매패류(조개)... 아주 많은 생물들이 살고 있습니다. 커다란 생물뿐만이 아니라 아주 작고, 아주 중요한 생물들도 살고 있습니다. 이달의 생물에서도 여러번 만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저서미세조류입니다!<저서미세조류 조사를 위한 코어링1, 배한나 출연>
<저서미세조류 조사를 위한 코어링2>
저서미세조류 조사를 위해 코어로 퇴적물을 채취하고 있는 사진입니다. 코어링 된 저 퇴적물 덩어리에서 표층에서부터 0.5 cm 깊이의 퇴적물을 잘라냅니다. 동전 3개를 합친 양 정도가 되겠네요. 겨우 그정도 양으로 충분하냐구요? 물론이죠! '겨우' 이 정도의 양에서도 수백의 규조류를 찾을 수 있습니다. 우리의 갯벌에는 그렇게나 많은 생명이 살아있습니다. 그야말로 갯벌이 살아있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니지요? 아래 사진에서는 일차 생산량을 측정하고 있습요. PAM으로 측정하고 노트북을 통해 측정값을 바로바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갯벌에 노트북정도는 들고 갈 수 있어야 갯벌 쫌 다닌다~ 할 수 있나봅니다. 갯벌 쫌 잘! 다니는 호상이는 뻘 하나 묻지 않은 모습으로 의연하게 조사중이네요.
<PAM을 이용한 일차 생산량 조사, 김호상 출연>현장 조사 후 마무리는 뭐니뭐니해도 푸짐한 밥이죠! 큰 양푼이에 가득 담아준 다양한 패류들을 와구와구 먹고 왔습니다. 여러분도 올 여름에는 보령 갯벌을 찾아가 보고, 듣고, 맛보고, 즐기고, 바르며(!) 건강한 갯벌 미남미녀가 되어보시는건 어떨까요?
<현장 조사 후의 푸짐한 만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