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외] 호주 퀸즈랜드 주 맹그로브 현장 조사
<조사는 문제 없이 진행중!>
호주의 퀸즈랜드는 새하얀 모래사장이 넓게 펼쳐진 해수욕장과 남북으로 길게 뻗어있는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를 떠올리게 하거나 휴양지로써 서핑이나 다이빙을 떠올리게 만듭니다. 여기에 덧붙여, 퀸즈랜드 주 해변가에는 맹그로브라는 한국에서 서식하지 않는 나무가 군데군데 울창하게 숲을 이루고 있습니다. 퀸즈랜드 주는 열대와 아열대 기후대에 위치하고 있으며, 특히 조사가 이루어진 골드 코스트의 최저 기온이 맹그로브의 저온 내성 한계(http://www.marbef.org/wiki/mangroves)보다 높아 맹그로브가 안정적으로 서식할 수 있습니다.<흔한 호주 동부 해안가의 한 장면>
<호주 Tallebudgera 강 연안에서 느긋이 자라고 있는 맹그로브들 >
갈대나 함초 같은 식물처럼 맹그로브는 염분이 있는 연안에서 살아갈 수 있는 유일한 나무로, 호주 뿐만 아니라 전세계 열대 및 아열대 지역에 분포하고 있습니다. 지난 해 2월에도 한 번 소개해드린 적이 있으며(http://benthos.snu.ac.kr/?p=7948), 8월에 다녀온 캄보디아에서도 맹그로브가 서식하고 있습니다(http://benthos.snu.ac.kr/?p=9277). 전세계적으로 약 100종 정도가 분포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고, 그 중에서 퀸즈랜드 주에서 관찰할 수 있는 종은 40종 정도라고 합니다(Field guide to the mangroves of Queensland, C. Lovelock, 1993). 이 맹그로브가 사람들에게 많은 혜택을 안겨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안타깝게도 개발의 압력으로 인해 서식 면적이 지난 30년 동안 연 1%씩 감소되고 있는 추세입니다(http://www.fao.org/docrep/article/wfc/xii/0903-b2.htm).<전세계 맹그로브 서식지 감소 추세, 출처: Vital Forest Graphics, UNEP, 2009>
맹그로브를 개발하는 것은 경제적 관점에서 이득이 되기 때문이므로, 생태학자들은 자연 그대로의 맹그로브 숲이 인류에게 제공하는 혜택을 가치로 환산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저희 연구팀은 지금까지 비교적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았던 맹그로브의 일차 생산력과 그 혜택 측면에 초점을 맞추어 연구를 시작하였습니다. 맹그로브의 일차 생산량 조사를 위한 기간은 1월 8일부터 16일까지로, 이 기간 동안 한국에서는 한파가 기승을 부리고 있던 반면 저희의 연구지역은 남반구에 위치해있어 한여름 땡볕이 내리쬐는 무더운 날씨를 경험해야 했답니다.<호주의 강렬한 햇빛을 피하고 싶어!>
조사가 진행되었던 지역은 크게 세 곳으로, 가장 남쪽에 위치해있던 Currumbin Creek부터 Tallebudgera Creek, Phil Hill Park에서 연구를 수행하였습니다.<호주 조사 지역, 이미지 출처: Google Earth>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나무의 이미지와는 달리 맹그로브는 해수가 침수를 일으키는 환경에서도 살아남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자신을 변형시켜 적응하였습니다. 지하에 부족한 산소를 충분히 흡수하기 위해 줄기로부터 뿌리가 뻗어나오거나 나무 주위로 뿌리가 솟아오르게 함으로써 산소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맹그로브는 염수에 서식하기 때문에 염의 흡수가 불가피한데, 자체적으로 염이 투과되는 것을 막거나 배출할 수 있는 기작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조사 중에도 눈에 띄었던 것은 잎 표면에 하얗게 결정화된 소금이었습니다.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맛보았던 하얗게 굳어있는 가루는 정말로 짭조름한 바다의 맛이었습니다.
<맹그로브 뿌리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모습 >
<호흡근이 무성하게 퇴적물 위로 솟아있는 모습>
<잎 밖으로 염을 배출하는 맹그로브>
저희가 조사 다니면서 발견한 종은 총 다섯 종으로, 아래 표와 같습니다. 5개 종은 각각 Grey mangrove (Avicennia marina), Large-leafed orange mangrove (Bruguiera gymnorrhiza), Red mangrove (Rhizophora stylosa), River mangrove (Aegiceras corniculatum), Yellow mangrove (Ceriops australis)였습니다. 각 종마다의 특징이 보이시나요?조사 지역 | 발견 종 |
Tallebudgera Creek | Grey mangrove, Red mangrove |
Phil Hill Environmental Park | Grey mangrove, Large-leafed orange mangrove, Red mangrove, River mangrove, Yellow mangrove |
Currumbin Creek | Grey mangrove |
Avicennia marina)의 모습>
Bruguiera gymnorrhiza)의 모습>
Rhizophora stylosa)의 모습>
Aegiceras corniculatum)의 모습>
Ceriops australis)의 모습>
각 맹그로브에 대해 현장에서 직접 PAM (pulse amplitude modulated fluorometer)으로 잎에서의 일차 생산량을 측정하였습니다. 저희 연구팀에서 사용했던 기종은 캄보디아 편에서와 같은 JUNIOR-PAM이고, 잎 표면에 광센서를 댄 후에 일정한 광도의 빛을 단계별로 주면서 방출되는 형광값을 통해 일차 생산량을 계산하였습니다.
현장에서 측정된 맹그로브 잎의 형광값은 소프트웨어를 통해 빛 곡선(Rapid Light Curve, RLC)을 그리게 되고, 현장 양자 수율(Fv/F'm)과 함께 그려진 곡선을 통해 다양한 지표들에 대한 값을 얻게 됩니다. 광합성 지표들에는 광합성 효율(alpha), 일차 생산력(electron transport rate, ETR), 최소 광포화점(Ek 또는 Ik) 등이 있으며, 이러한 수치들을 비교함으로써 조사 지역 나무의 일차 생산량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할 수 있습니다.
매 조사마다 맹그로브 잎의 일차 생산량 측정을 마치면 절대 빠뜨리면 안되는 다음 목적지로 이동합니다. 바로 점심 식사 시간이죠. 열심히 일한 만큼 힘을 보충하기 위해 맛있는 음식들로 몸과 마음을 달래줍니다. 해변 근처에서 조사를 하는 만큼 특별한 메뉴들로 식탁을 가득 채우고, 자신이 느꼈던 점을 서로서로 공유하면서 조사를 마무리하곤 한답니다.
<하루 중 가장 진지한 시간>
호주에서 얻은 귀한 자료는 앞으로 작게는 호주 퀸즈랜드 주 남동부 지역 맹그로브의 일차 생산량으로, 크게는 맹그로브라는 식물의 일차 생산량 값으로써 무궁무진하게 활용될 예정입니다. 저희가 이곳에서 흘린 작은 노력 하나하나가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환경을 만들 수 있는 밑거름이 되도록 하기 위해 오늘도 치열하게 고민하고, 생각하고, 공부하려고 합니다. 바다와 생물을 좋아한다거나 이들에 대해 좀 더 알아보고 싶으시다면 언제든 저희 실험실 문을 두드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