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강원도 삼척 바다

해양저서생태학연구실l 2016-01-25l 조회수 1
다가오는 봄 햇살에 질투가 났던지 갑작스레 찾아온 추위에 지난 1월 강원도 삼척의 겨울바다를 떠올려봅니다. 저희 연구실에서는 2014년 9월부터 올해까지 3년에 걸쳐 삼척 및 통영 지역의 LNG 생산기지 주변 해역을 모니터링하고 있는데요. 삼척은 늘 방문할 때마다 화가 나있는 바다로 인해 조사를 진행하지도 못한 채 서울로 올라와야만 했던 조금은 얄미운 지역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번이 마지막 동계조사라니 조금은 아쉽네요... ㅠ
< 차에서 내리자마자 우리를 반겨주는 삼척 비화항의 파도 >

조사할 당시를 제외하고는 굽이치는 파도의 모습과 그 소리는 감탄을 자아낼 정도로 아름답습니다.

< 숙소에서 바라본 죽변항 앞바다 >

저희 연구실에서는 LNG 생산기지에서 방류한 냉배수의 영향을 조사하기 위하여 주변 3개 정점을 선정하여 조간대 및 조하대 지역으로 나누어 조사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연안에 설치된 발전소의 온배수가 주변 해양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조사는 많이 이루어져 왔는데요. 냉배수의 영향에 관한 연구는 비교적 이루어지지 않아 이를 확인하고자 본 조사를 시행하게 되었습니다.
< LNG 생산기지에서 방류한 냉배수 >


조간대지역은 조사 지역 입구를 기준으로 내측과 외측으로 구분하여 조사를 진행합니다. 먼저, 상부조간대 퇴적물을 채집하여 그 안에 서식하는 저서미세조류의 종 다양성을 확인하고, 중~하부 조간대에 서식하는 대형해조류를 채집하여 종 다양성의 변화 여부를 확인합니다.

삼척의 바다는 기암절벽과 같은 크고 웅장한 바위들로 이루어진 암반조간대로 암반에 붙어 서식하는 삿갓조개, 홍합, 대수리와 같은 저서생물들이 다양합니다. 이러한 저서생물을 생물종 별로 채집하여 체내 축적된 TBT(Tributyltin)의 농도를 확인합니다. TBT는 선박 표면에 어패류가 부착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선박도료에 포함시켜 사용했던 성분으로 해양생태계를 파괴하는 것으로 알려져 10여 년 전에 사용 금지된 화합물입니다. 그러나 본 연구에 따르면 여전히 저서생물 내에서 검출되고 있어 그 위험성을 실감케 합니다.

< 조간대지역에서 샘플 채집중인 연구생들 모습 >

또한, 조하대지역에서는 기지 인근 해역 중 10개 정점을 선정하여 조사를 합니다. 태양이 떠오르기도 전인 이른 새벽에 본 연구를 함께 하는 안양대 류종성 교수님팀과 함께 승선합니다. 오늘도 역시 높은 파도로 인해 속이 불편해 질 것을 대비하여 아침으로 ‘할매 콩나물 국밥’을 든든히 먹고 멀미약도 챙겨 먹었습니다. 과연 오늘은 괜찮을까요? 그 결과는 말미에 보여드리겠습니다.

< 조하대지역에서 퇴적물 채집중인 연구생들 모습 >

안양대 연구팀과 함께 Van veen grab을 약 수심 50m 아래로 내려 해저 퇴적물을 끌어 올리고 물고기를 잡은 양 모여서 각자 샘플링을 진행합니다. 저희 연구실에서는 조하대 퇴적물 내 서식하는 중형저서동물의 종 다양성을 확인하고자 채집한 퇴적물은 바로 75% 알콜로 고정하여 연구실로 이동합니다.


모든 조사가 완료된 후 돌아가는 배안의 모습은 이와 같습니다. 다들 추위에 배 멀미에 싸워 지친 모습들이네요. 역시 인간은 자연을 이길 수 없나 봅니다. 그래도 오늘도 무사고로 돌아가니 마음이 놓입니다.


이제 추위는 물러가고 따스한 봄 햇살이 기다려집니다. 봄내음 가득한 삼척 앞바다의 모습은 어떠할까요? 저도 설레이며 기다려집니다. 저희 연구원들과 함께 봄 바다 모험을 하실 분들은 저희 연구실 문을 두들겨 주세요! 언제나 대 환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