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전라남도 순천시 순천만
22번째 이달의 바다에서 소개할 곳은 전라남도 순천시에 위치한 순천만입니다. 순천만은 고흥반도와 여수반도 사이에 있는 원형에 가까운 만으로, 우리나라 갯벌 가운데 염습지가 남아있는 유일한 갯벌입니다. 이 곳의 전체 갯벌 면적은 약 22.6 km²에 이르고, 썰물 때 드러나는 면적은 약 12 km² 정도라고 합니다.
2003년 12월부터 습지보존지역으로 지정되어 관리되고 있으며, 2006년 1월에는 국내 습지 최초로 람사르 협약에 등록되었고, 2008년 6월, 문화재청에 의해 명승 41호로 지정되었습니다. 이렇게 국제적으로도 인정받는 습지를 구경하기 위해 오늘도 순천만은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또한 순천만하면 생각나는 드넓은 갈대 군락은 김승옥 작가의 작품인 『무진기행』의 무대가 되기도 하였으며, 동천과 이사천 합류 지점부터 순천만의 갯벌 앞부분까지 총 5.4 km²에 달합니다. 이렇게 잘 발달된 갈대 숲은 생물들의 은신처가 되기도 하고, 먹이원이 되기도 합니다.
순천만에는 흑두루미, 노랑부리저어새 등 220여종의 보호 조류가 발견되는 지역으로, 국제적으로 희귀한 조류의 월동지이자 서식지입니다. 조사가 이루어졌던 10월 중순 이후에는 흑두루미 번식을 위해 드론을 포함한 항공 장비들이 이곳에서 비행할 수 없도록 금지한다고 하여 조금만 늦었다면 항공 조사를 하지 못할 뻔 했답니다.
순천만에 이렇게 다양한 조류들이 쉬어갈 수 있는 이유는 갯벌에 다양한 생물들이 터전을 일구고 있기 때문입니다. 수 많은 짱뚱어들과 구멍 속에서 나와 먹이를 찾는 게들을 보고 있노라면 갯벌이라는 공간이 힘차게 살아 움직이고 있음을 새삼 실감하게 됩니다. 그리고 열심히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방출하는 저서미세조류 같이 눈에 보이지 않는 생물들도 갯벌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답니다.
이번 조사는 그 동안 간척되었던 순천만의 생태적인 복원을 위해 이 곳을 모니터링하기 위한 목적으로 수행되었으며, 너무 잘 빠지는(?) 순천만 갯벌의 특성상 선택 받은 대원만 조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조사는 현지 주민들이 이용하는 뻘배를 타고 이동했었으나 익숙하지 않아 꽤나 고생하면서 순천만 갯벌을 누비고 다녔습니다.
앞으로도 순천만에 대한 연구가 많이 진행되고, 또 이곳이 건강한 생태계로 남기를 바랍니다.
<by Benth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