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인천광역시 강화도 갯벌
이달의 바다/갯벌 코너에서 두번째로 소개할 곳은 강화 갯벌입니다. 2013년 2월 마지막 날, 아직은 겨울의 끝자락이라 갯벌의 바람은 차가웠습니다. 갯벌의 주인인 칠게나 참갯지렁이 등은 아직도 추운지 자기의 보금자리에서 거의 움직이질 않았습니다. 하지만 강화 갯벌의 봄은 질퍽거리는 뻘의 느낌에서 알 수 있었고, 바닷가 연인들의 즐거움에서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강화도 남쪽 해안의 갯벌은 물이 가장 많이 빠졌을 때 6km나 펼쳐진다니 얼마나 넓은지 상상이 될 것입니다. 서해안의 많은 갯벌들이 간척으로 사라졌는데 이렇게 넓게 펼쳐진 갯벌을 보니 마음도 풍요로워집니다. 이번 강화 갯벌 방문은 서식지환경과 생물다양성 조사를 목적으로 울릉도, 대부도에 이어 찾아간 곳입니다.
조사 지역 바로 옆 우리의 아픈 역사를 간직한 초지진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알아볼 기회도 가져보지 못하고 바로 채집 준비를 하였습니다. 삽, 장화, 지퍼백, GPS 등 조사에 필요한 장비를 갖추고 갯벌로 향했습니다.
초지대교 아래 갯벌은 다른 곳에 비해 좁고 경사도 가파르고 발목정도 빠지는 펄갯벌입니다. 봄 햇살에 바닥의 뻘이 찰지는 느낌을 받습니다. 이곳에 방형구를 놓고 사진을 찍고, 기본적인 생물상 조사를 한 후 일정 면적의 뻘을 체질하여 생물을 채집하였습니다. 그리고 눈에 보이지 않는 규조류와 요각류 연구를 위해 시료를 채집하였습니다. 동막해수욕장에서 두 번째 조사를 하였습니다. 멀리 연인들의 즐거운 비명이 들리지만 열심히 삽질(?)을 합니다. 이곳에서는 뻘에서의 조사와 함께 조간대 암반지역 조사도 병행하였습니다. 보통은 쉽게 볼 수 있는 갯강구나 바위게, 풀게 등은 아직 나타나지 않았고 암반에 부착하여 서식하는 각종 따개비나 굴 그리고 총알고둥 정도를 볼 수 있었습니다. 아직은 추워서 나오기 싫답니다. 조금 더 따뜻한 4월은 되어야 다양한 갯가 생물들이 나타날 것입니다. 팬션에서 맛있는 식사를 하며 회포를 풀고 쉬었습니다. 이튿날에는 여차리 갯벌에서 조사를 하였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넓고 긴 갯벌 가운데 하나입니다. 간조시간에 맞추어 나갔는데도 끝이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앞서 설명한 내용과 비슷한 방법으로 조사를 하였는데 생각보다 많이 시간이 걸렸습니다. 저 멀리서 경운기를 타고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니 조금 부럽기도 했습니다. 우리는 열심히 조사하며 한 발짝씩 옮겼는데 ㅠㅠ. 조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조금 전까지 조사했던 갯벌을 바라보았습니다. 참 넓습니다. 조금 더 따뜻한 봄날이 오면 다양한 생물들이 깨어나 우리의 갯벌을 풍요롭고 더 건강하게 만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