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거북복
병오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2026년 겨울은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평년과 비슷하거나 다소 따뜻한 환경 속에서, 강한 한파와 국지적인 폭설이 번갈아 나타나는 변덕스러운 날씨가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사람들뿐 아니라 바닷속 생물들의 분포와 생활 방식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의 흐름 속에서 주목해볼 해양생물이 있습니다. 2026년 1월 이달의 생물은 '거북복'입니다.
<거북복; 출처: Wikipedia>
거북복(Ostracion immaculatum)은 단단한 외골격과 네모난 체형을 지닌 어류로, 일반적인 물고기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여줍니다. 분류학적으로 거북복은 동물계 > 척삭동물문 > 조기어강 > 복어목 > 거북복과(Ostraciidae) > 거북복속(Ostracion)에 속합니다. 거북복과는 전 세계에 약 14속 33종이 알려져 있으며, 우리나라에는 3속 4종이 보고되어 있습니다. 이 과는 Aracaninae와 Ostraciinae의 두 아과로 구분되며, 일부 학자들은 이를 각각 독립된 과로 보기도 하지만, 현재는 통합된 분류 체계가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거북복은 일본, 중국, 대만, 필리핀 등 북서태평양의 온난한 해역에 분포하며, 우리나라에서는 남해 연안을 중심으로 드물게 관찰됩니다. 주로 연안 암초나 산호초 주변, 또는 대륙붕 가장자리에 서식하며, 한 마리 또는 소규모 개체군으로 생활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거북복 국내 서식지; 출처: 기후변화 지표종 가이드북>
몸길이는 약 20~30cm로 크지 않지만, 몸 전체는 지느러미와 입, 눈, 아가미 등 움직임이 필요한 부위를 제외하고 골질판으로 이루어진 단단한 외골격에 둘러싸여 있습니다. 이 골질판은 비늘이 변형·융합된 것으로, 대체로 6각형 형태를 띠며 서로 맞물려 상자와 같은 구조를 형성합니다. 거북복속은 몸의 단면이 네모난 형태에 가까우며, 체색은 황색 또는 황갈색을 띠고 각 골질판 중앙에는 청색 또는 청록색의 둥근 반점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입은 작지만 예리한 이빨을 가지고 있어 소형 무척추동물이나 해조류를 베어 먹는 데 적합합니다. 때로는 입으로 물을 불어 모래를 파헤쳐 먹이를 찾기도 하며, 유영 속도는 빠르지 않은 편입니다. 대신 단단한 외골격과 특유의 체형 자체가 중요한 방어 수단으로 작용합니다. 알은 수중에 산란하며, 일부 거북복과 어류에서는 암수 간 외형 차이나 성장 과정에서의 성전환이 보고되기도 합니다.
거북복과 어류의 또 다른 중요한 특징은 피부 점액을 통해 독성 물질을 분비하는 방어 기작입니다. 이 독성 물질은 오스트라키톡신(Ostracitoxin)으로 알려져 있으며, 모든 종에서 동일하게 나타나는지는 명확하지 않습니다. 특히 밀폐된 공간에서는 이 물질이 축적되어 주변 생물은 물론 개체 자신에게도 영향을 줄 수 있어, 거북복과 어류는 일반적으로 수족관 사육에 적합하지 않은 종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산호초 사이의 거북; 출처: Adove stock>
이러한 생태적 특성으로 인해 거북복은 어획이나 이용의 대상이기보다는, 자연 상태에서 관찰과 보호가 필요한 해양생물로 인식됩니다. 특히 수온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분포 변화가 비교적 뚜렷하게 나타나는 종으로, 해양환경 변화와 기후변화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 이에 따라 해양수산부는 2023년 4월부터 거북복을 해양생태계 기후변화 지표종으로 지정하여 지속적인 관찰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눈에 띄게 화려하거나 잘 알려진 생물은 아니지만, 거북복은 단단한 몸과 느린 움직임 속에 바다 환경 변화의 신호를 담고 있는 생물입니다. 해양 생태계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이해하기 위해, 우리는 때로 이렇게 조용히 변화를 보여주는 생물들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