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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방어

해양저서생태학연구실l 2025-11-01l 조회수 27

안녕하세요!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11월, 푸른 바다 속에서는 점점 더 살이 오르고 윤기가 흐르는 생선이 있습니다. 겨울이 다가올수록 지방이 차오르며, 우리 식탁에서도 반가운 손님이 되는 생물, 바로 방어입니다.


<방어떼; 출처: 한국저작권위원회>

분류학적으로 방어(Seriola quinqueradiata)는 동물계 > 척삭동물문 > 조기어강 > 전갱이목 > 전갱이과 > 방어속에 속하는 어류입니다.. 방어는 북서태평양의 온대성 어류로, 우리나라 동해안과 남해안에 널리 분포합니다. 제주도, 울산 방어진, 남해 연안에서 주로 어획되며, 일본·타이완·중국 등지에도 서식합니다. 난류를 따라 연안 수심 6~20m 부근을 회유하며, 5월부터 여름철에는 북상하고 늦여름부터 다음 해 봄까지는 남하합니다. 이러한 계절 이동 덕분에 우리나라 연안에서는 매년 겨울, 살이 오른 방어를 풍성하게 만날 수 있습니다.

성체는 몸길이 1m 이상으로 자라는 대형 어류이며, 몸은 길고 약간 납작한 방추형입니다. 등쪽은 철빛을 띤 청색, 배쪽은 은백색이며, 주둥이에서 꼬리자루까지 담황색 띠가 이어져 있습니다. 제1등지느러미는 짧고 제2등지느러미는 길며, 비늘은 작고 둥급니다. 몸 크기에 따라 소방어(3kg 미만), 중방어(3~5kg), 대방어(6kg 이상)로 구분하며, 어린 개체는 ‘마래미’라고 부릅니다.



<방어; 출처: 현대해양>

방어는 정어리, 멸치, 꽁치 등 작은 어류를 포식하는 육식성 어종입니다. 2~4월 사이 제주도와 남해 연안 수온이 17~20℃로 오르면 산란하며, 그 직전인 11월부터 2월까지는 지방이 풍부해 맛이 가장 좋습니다. 산란을 앞둔 겨울 방어는 지방 함량이 높아 고소한 맛이 특징입니다. 반면 여름철(6~9월)에는 기생충 감염 위험이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조선시대 문헌인 《세종실록》과 《난호어목지》에는 이미 방어가 동해와 남해의 주요 수산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당시 강원도와 함경도 연안에서는 거대한 방어떼가 몰려들어 그물을 끌어올리지 못할 정도로 어획량이 많았다고 합니다. 이처럼 방어는 오래전부터 우리 연안에서 풍요를 상징하는 중요한 어종이었습니다.

현재는 남획과 환경 변화로 개체수가 줄어들면서, 제주와 남해 지역을 중심으로 방어 양식업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매년 겨울 열리는 제주 모슬포 방어축제는 지역 어촌의 대표적인 축제로 자리 잡았습니다.



<방어 양식; 출처: 대전일보>

방어는 단백질과 함께 DHA, EPA, 비타민 D가 풍부하여 혈관 건강과 노화 예방에 도움을 주는 건강식품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지방이 잘 오른 겨울 방어는 회, 구이, 조림 등 다양한 방식으로 즐길 수 있으며, 기름진 살결 속에 겨울 바다의 풍미가 가득 담겨 있습니다.



<방어회; 출처: 중앙일보>

올해는 예년보다 겨울이 조금 일찍 찾아오면서, 방어철도 함께 앞당겨졌습니다. 찬 기운이 감도는 11월의 항구나 어시장을 찾는다면, 평년보다 조금 더 일찍 살이 오른 방어를 만나볼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