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짱뚱어

<짱뚱어; 출처: 국립생물자원관>
10월 초부터 이듬해 4월까지 겨울잠을 자는 드문 습성 때문에 ‘잠퉁이’라 불리기도 했던 짱뚱어는, 서해와 남해 조간대의 갯벌에서 흔히 서식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강화도, 시화호, 순천만, 남해안 일대에서 자주 관찰되며, 중국, 일본, 타이완, 베트남 등 동아시아 해안 지역에도 널리 분포합니다. 동해처럼 사질이 많은 해안에서는 잘 출현하지 않으며, 진흙이 풍부한 조간대를 선호합니다.
짱뚱어는 몸길이 약 10~15cm, 회갈색 몸통에 등 쪽으로 얼룩무늬가 있으며, 머리 위쪽에 위치한 돌출된 큰 눈이 특징입니다. 이 눈은 서로 독립적으로 움직일 수 있어 주변을 넓게 살필 수 있습니다. 가슴지느러미는 땅을 짚으며 이동할 수 있을 만큼 발달해 있으며, 꼬리지느러미를 이용해 짧은 거리 점프도 가능합니다. 이런 이동 방식 때문에 ‘걷는 물고기’라는 별명을 얻었습니다.
<날으는 짱뚱어; 출처: BRIC>
짱뚱어는 물 밖에서도 활동이 가능한 몇 안 되는 어류입니다. 이는 아가미 외에도 입안과 인두의 점막, 피부를 통해 산소를 흡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피부를 통한 산소 흡수는 표면이 젖어 있어야만 가능하기 때문에, 갯벌처럼 습한 환경이 필요합니다. 활동 중에도 몸을 물에 적시는 행동이 자주 관찰됩니다.

<굴에서 나오는 짱뚱어; 출처: 뉴스사천>
짱뚱어는 그 독특한 외형과 생태뿐 아니라, 갯벌 생태계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갯벌 표면을 파헤치며 먹이를 찾는 과정에서 토양을 섞고 산소를 공급하는 데 기여하며, 유기물을 섭취해 물질순환을 도와줍니다. 동시에 새, 게, 대형 어류의 먹이가 되며 먹이망의 연결고리로서 중요한 위치에 있습니다. 또한 환경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특성 덕분에, 짱뚱어는 갯벌 생태계의 건강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종으로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짱뚱어탕>
혹시라도 5월의 어느 날, 바닷가를 산책하게 된다면 조용히 갯벌 위를 살펴보세요. 어디선가 짱뚱어가 큰 눈을 깜빡이며 여러분을 올려다보고 있을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