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ur Benthos

[동물] 갯민숭달팽이

해양저서생태학연구실l 2021-11-01l 조회수 1
2021년 11월 이달의 생물은 ‘갯민숭달팽이’입니다. 갯민숭달팽이는 분류학적으로 연체동물문> 복족강> 나새목에 속합니다. 전 세계 바다 곳곳에 분포되어 있으며 한국에는 전해역의 조하대에 주로 분포합니다. 갯민숭달팽이는 바다를 뜻하는 ‘갯’과 몸에 있어야 할 것이 없어서 허전하다는 뜻의 ‘민숭하다’가 합쳐져 ‘패각이 없는 바다달팽이’를 의미합니다. 패각이 없기 때문에 몸을 보호하는 측면에서는 불리하지만 빠른 움직임과 이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보다 많은 먹이를 섭취할 수 있고 번식의 기회 또한 많은 것이 장점입니다.
<형형색색의 갯민숭달팽이, 구글이미지>

갯민숭달팽이는 형태학적으로 화려한 외형과 특이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화려한 외형은 포식자에게 위협적으로 보여 스스로를 방어하게 됩니다. 갯민숭달팽이는 구조적으로 울퉁불퉁한 피부를 가지고 있는데 자포동물이 가지는 실 모양의 기관인 자사를 이용하여 독을 쏘는 방식으로 자신을 방어합니다. 독을 직접 만드는 종류도 있지만, 대부분은 섭취한 먹이로부터 독을 얻습니다. 독을 지닌 해면동물 또는 해파리 등을 잡아먹은 후 그 동물들의 독성 화학물질을 몸속에 저장해두었다가 위협을 받을 경우 피부 세포나 분비샘을 통해 뿜어냅니다. 독침에 면역을 가지고 있는 일부 종은 말미잘, 히드로충류를 잡아먹고 그 속에 있는 독침 주머니인 자포를 자신의 몸 말단 부위에 붙이기도 합니다.
<청해파리를 사냥하는 푸른갯민숭달팽이, 출처: 위키피디아>

다음으로 갯민숭달팽이의 서식환경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갯민숭달팽이는 북극에서부터 온대 및 열대 지역을 거쳐 남극 주변 해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의 바다에 분포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해수에 서식하지만, 일부 종은 기수의 낮은 염도 환경에서도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갯민숭달팽이는 조간대에서부터 700m 깊이까지 서식 가능하며 새로 발견된 종은 2,500m 깊이에서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갯민숭달팽이를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곳은 따뜻하고 얕은 암초입니다.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에서 발간된 국가생물종목록 (2019)에 따르면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나새류는 모두 22과 58종이 기록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나 있습니다. 이제부터 국내에 서식하는 대표적인 갯민숭달팽이와 그 특징에 대해 간략히 알아보겠습니다. 1) 흰갯민숭달팽이 흰갯민숭달팽이의 몸은 타원형이며 크기는 1.5 cm부터 6 cm까지 다양합니다. 체색은 불투명한 흰색이며 배면을 제외한 몸 전체에 검은 반점이 존재합니다. 촉각머리는 노란색의 라멜라 구조로 되어 있으며 몸 전체와 발의 가장자리가 노란색 띠로 둘러져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제주도 서귀포에 위치한 범섬 및 문섬, 전남 신안에 위치한 가거도 등 전국연안에 분포하고 있습니다.
<흰갯민숭달팽이, 출처: 국립생물자원관>

2) 금빛버들잎갯민숭이 금빛버들잎갯민숭이의 몸은 타원형이며 크기는 3-5 cm 정도입니다. 몸의 체색은 불투명한 흰색으로 아가미돌기는 끝이 뾰족하게 외투막 전체에 분포합니다. 아가미돌기의 끝은 붉은갈색이며 바로 아래가 노란색으로 되어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촉각머리는 라멜라 구조로 되어 있으며 촉각 사이에 작은 혹이 나있습니다. 전남 여수에 위치한 백도, 제주도 서귀포에 위치한 성산 및 문섬에서 주로 발견됩니다.
<금빛버들잎갯민숭이, 출처: 국립생물자원관>

3) 작은능선갯민숭달팽이 작은능선갯민숭달팽이의 몸은 긴 막대형이며 크기는 2 cm 정도입니다. 몸의 체색은 빨간색부터 짙은 갈색까지 다양하며 국내에서 발견되는 종의 경우에는 대체로 노란색, 연두색, 초록색을 띄고 있습니다. 머리에 위치한 촉각머리는 라멜라 구조로 되어 있으며 개체에 따라 촉각의 전체 및 일부가 짙은 남색인 것이 특징입니다. 강원도 양양, 경북 울진 및 포항, 전남 여수 및 신안, 제주도 제주시 및 서귀포시 등 남해와 동해에서 주로 발견되고 있습니다.
<작은능선갯민숭달팽이, 출처: 국립생물자원관>

지금까지 화려하고 아름다운 생김새 속에 강한 독을 지니고 있는 갯민숭달팽이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우리나라 전 연안 암반 조하대에서 특히 수온이 따뜻한 봄, 여름에 걸쳐 갯민숭달팽이가 출현하므로 기회가 된다면 알록달록하고 귀여운 갯민숭달팽이의 매력을 직접 관찰해보시기 바라며 2021년 11월 이달의 생물을 마무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참고문헌>
Ekimova, I., T. Korshunova, D. Schepetov, T. Neretina, N. Sanamyan, A. Martynov, 2015. Integrative systematics of northern and Arctic nudibranchs of the genus Dendronotus (Mollusca, Gastropoda), with descriptions of three new species. Zoological Journal of the Linnean Society, 173(4): e0192177. Korshunova, T., K. Lundin, K. Malmberg, B. Picton, A. Martynov, 2018. First true brackish-water nudibranch mollusc provides new insights for phylogeny and biogeography and reveals paedomorphosis-driven evolution. PLoS ONE, 13(1): e0192177. 길현종, 정대위, 남은정, 김형근, 2020. 한국의 갯민숭달팽이.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 pp313. 국립생물자원관, 2019. 국가생물종목록 II. 척추동물, 무척추동물, 원생동물.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 pp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