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갯지렁이
2021년 4월 이달의 생물은 갯지렁이입니다. 갯지렁이(polychaete worms)는 이달의 생물에 이미 2번이나 게시가 되었을 정도로 해양생태계에서 빠져서는 안되는 중요한 생물이며, 특히 해양저서생태계에서 가장 우점하는 분류군 중의 하나입니다. 그동안 우리나라 갯벌에서 발견되는 대표적인 갯지렁이에 대해 소개해드렸다면, 이번 이달의 생물에서는 갯지렁이의 구조와 생태를 집중적으로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참고문헌>
1. 백의인, 1989. 한국동식물도감 제31권(갯지렁이편). 764 쪽.
2. Choi, J.-W. and J.-H. Lee, 1997. Secondary production of a nereid species, Perinereis aibuhitensis in the intertidal mudflat of the west coast of Korea. Bull. Mar. Sci., 60: 517-528. 3. Park, J., Song, S.J., Ryu, J., Kwon, B.O., Hong, S., Bae, H., Choi, J.W., Khim, J.S., 2014. Macrozoobenthos of Korean tidal flats: a review on species assemblages and distribution. Ocean Coast. Manag. 102, 483–492.
<갯지렁이의 다양성, By derivative @Wikimedia Commons>
갯지렁이의 몸은 크게 머리, 몸통, 꼬리로 나뉩니다. 머리부분에는 감각기관인 눈, 더듬이, 수염, 입 등이 있으며, 몸통은 게와 마찬가지로 체절화(마디화) 되어있습니다. 게와는 달리 다리에 체절이 없는 것이 특징입니다. 각 체절에 털이 거의 없어서 ‘빈모류’라고도 불리는 육상 지렁이와는 다르게, 갯지렁이는 몸통 가장자리(측각)에 다양한 종류의 털을 가지고 있어서 ‘다모류’라고 불립니다. 일반적으로 갯지렁이의 몸통은 둥근 마디(체절)가 규칙적으로 이어지고 각 마디에 좌우로 다리가 2개씩 있습니다. 바로 이 다리의 끝부분에 강모(센털, seta)라 불리는 가시가 여러 개 나 있습니다. 갯지렁이를 볼 때 몸에 난 강모가 가늘고 부드럽게 보여 흔히 ‘털’이라고 부르게 됩니다.<흰이빨참갯지렁이, 서울대 해양저서생태학연구실>
갯지렁이의 생태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갯지렁이 몸통의 체절 중 특정 부위에는 생식기가 발달하고 대부분 암수딴몸이기 때문에 체외수정을 합니다. 산란기는 일반적으로 5–9월로 알려져 있으며, 산란기가 되면 수컷의 몸은 정자로 인해 유백색, 암컷의 몸은 알로 인해 짙은 녹색이 됩니다. 서울 한강에서 봄철에 바닥에 살던 갯지렁이가 산란을 위해 암수가 물속에서 헤엄치는 광경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이 산란을 행동입니다. 알과 정자가 해수 중에서 수정된 후 부화한 유생은 담륜자(trochophore)라는 부유 유생시기를 거치고 충분히 성장한 후 해양의 바닥에 내려 앉아 변태(metamorphosis)를 하여 어린 개체(juvenile)가 됩니다. 부유 유생 시기가 끝나면 갯벌이나 해저 바닥에 정착하는데, 게나 조개와 같이 서식 굴을 파고 살아갑니다. 뻘, 모래, 암반 어디서나 발견되고 조간대, 조하대, 심지어 심해까지 광범위하게 분포합니다. 서해안 펄갯벌에서 흔히 살고 있는 참갯지렁이는 입 안쪽에 있는 커다란 두 개의 낫 모양의 이빨로 물속 유기물, 미세조류, 플랑크톤, 해초류, 작은 생물까지 무엇이든 가리지 않고 잘 먹는 것이 특징입니다. 갯지렁이는 크기도 다양합니다. 눈으로 겨우 볼 수 있는 1 mm 정도 크기의 소형종부터 2 m가 넘는 대형종까지 그 크기도 매우 다양합니다. 흰이빨참갯지렁이가 국내산 갯지렁이 중에서는 가장 크며, 약 2m에 달합니다.<두토막눈썹참갯지렁이, 서울대 해양저서생태학연구실>
이러한 갯지렁이는 해양생태계에서 아주 중요한 가치를 가집니다. 갯벌 여기저기에 서식굴을 형성하고, 이 굴로 공기나 바닷물이 들어가 갯벌이 썩지 않게 해주며, 갯벌 내 유기물을 분해하는 청소부 역할도 합니다. 먹이 사슬 내에서 연안에 사는 어류와 바닷새의 중요한 먹이원이 되기도 합니다. 두토막눈썹참갯지렁이의 서식밀도는 1m2당 130개체로서 일년에 만들어 내는 유기물 양은 습중량으로 1m2당 267 g이며, 1989년에는 갯지렁이 수출량이 약 1,000톤에 달하였습니다. 또한 다른 생물에 비해 이동성이 낮아 해양 저서생태계의 환경을 잘 반영해주는 지시종(indicator species)으로 알려져 있으며, 유기쇄설물 먹이망에서 중간자 역할을 맡고 있어서 생태적으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합니다. 그러나 현재 갯벌의 갯지렁이는 갯벌의 감소에 따른 서식지 감소, 무분별한 남획과 다양한 육상 기원 오염물질의 갯벌 유입으로 서식밀도와 종수가 점차 줄어들고 있습니다. 따라서 갯벌생태계의 보전을 위하여 갯지렁이 보호에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을 들여야 할 때입니다. 해양 저서생태계 지킴이 갯지렁이! 죽이지 말고 갯벌에 양보하세요!!<참고문헌>
1. 백의인, 1989. 한국동식물도감 제31권(갯지렁이편). 764 쪽.
2. Choi, J.-W. and J.-H. Lee, 1997. Secondary production of a nereid species, Perinereis aibuhitensis in the intertidal mudflat of the west coast of Korea. Bull. Mar. Sci., 60: 517-528. 3. Park, J., Song, S.J., Ryu, J., Kwon, B.O., Hong, S., Bae, H., Choi, J.W., Khim, J.S., 2014. Macrozoobenthos of Korean tidal flats: a review on species assemblages and distribution. Ocean Coast. Manag. 102, 483–4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