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 미세조류 3
안녕하세요. 이번 이달의 생물에서는 전에도 두 번 소개드렸던 미세조류와 함께 해양 산성화(Ocean acidification)에 대하여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먼저 해양 산성화에 대하여 알아봅시다. 산업혁명이 시작될 무렵의 바다는 약알칼리성으로 8.2~8.3 정도의 pH 농도를 가졌지만, 최근 들어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CO2)가 증가하면서 그에 따라 바다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게 되고 탄산을 생성하면서 pH 농도가 낮아지고 있습니다. 현재는 8.1으로 그 무렵과 비교하였을 때 산성의 세기가 약 26% 강해졌습니다. 바닷물이 점점 산성을 띄게 되는 이러한 변화를 ‘해양 산성화’라고 합니다.
< 해양산성화 과정 >
출처 : 지구온난화 문제 해결을 위한 앨 고어 국제 환경 보호 운동 NGO단체
CO2가 바다로 흡수되면서 물과 화학 반응을 일으키게 되고 이 과정에서 유기체의 껍질과 골격에 석회가 형성되는 문제 등이 발생합니다. 독일 과학자들을 중심으로 전 세계 250여 명의 과학자들이 참여해 진행해온 '바이오 애시드'(Biological Impacts of Ocean Acidification · BIOACID) 프로젝트의 보고서에서는 연구 대상이 된 해양 생물의 거의 절반이 이미 바다의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로부터 부정적으로 반응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예를 들어 홍합 유충은 더 껍질이 얇아지고, 오래된 홍합은 땅에서 고착할 수 있는 터를 잃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으며, 연어와 상어, 대구 같은 일부 해양 동물들이 산성화 바닷물에서 방향감각 상실과 인지 기능 문제를 앓고 있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이렇듯 환경 요소 중 하나인 pH 농도의 변화는 서식하고 있는 생물들에게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환경 변화로 인하여 종들의 개체 수 증, 감소 등이 발생하면 생태계가 무너지게 됩니다. 해양산성화는 많은 생물들에게 악영향을 미치지만 그 중 탄소를 광합성에 사용하는 조류 같은 일부 식물은 오히려 산성화된 환경에서 잘 번식하기도 합니다.< 해양산성화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
출처 : 지구온난화 문제 해결을 위한 앨 고어 국제 환경 보호 운동 NGO단체
킬(Kiel)에 있는 ‘GEOMAR 헬름홀츠 센터 해양연구소’의 울프 리베젤(Ulf Riebesell)과 그란 카나리아(Gran Canaria) 연구팀은 “메조코스멘(Mesokosmen)"을 사용하여 CO2를 함유하고 있는 자연환경에서 산성인 해수가 생물계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였습니다. 메조코스멘은 15미터 길이의 플라스틱 관이 해수면에 수직으로 세워진 부력 프레임으로 구성됩니다. 여기에는 35㎥의 자연 해수와 플랑크톤 생물, 게 및 물고기의 전형적인 군집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9개 메조코스멘에서 CO2 농도를 600에서 1200ppm 이상 사이의 값으로 증가시켰으며, 이 수치는 IPCC 기후 시나리오 RCP 4.5에서 RCP 8.5의 값과 일치하는 값입니다. 57일이 지난 후, 플랑크톤 군집의 변화를 보았고 그 결과, 바닷물에서 약 600ppm의 이산화탄소 농도에서 유독한 조류 Vicicitus globosus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으며 800ppm에서 이 독성 종의 강력한 조류번식이 발생했습니다. "Vicicitus globosus는 600ppm CO2보다 며칠 만에 바닷물 1밀리리터 당 최대 세포 밀도가 600~800 세포에 도달했다"고 연구진은 보고했습니다.< Vicicitus globosus >
결과적으로, 이 메조코스멘에서 먹이사슬의 부분적인 붕괴가 있었고 리베젤은 "먹이사슬의 붕괴는 탄소 수송과 같은 중요한 생물학적 프로세스에 영향을 미쳤다. 우리의 연구 결과는 독성 조류의 산성화가 다른 공존하는 종보다 경쟁 우위를 제공할 수 있다는 최초의 증거를 제공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연구 결과는 바다 산성화가 아직 고려되지 않은 부정적인 결과를 가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습니다. 실험에서 시뮬레이션 된 CO2 수준은 향후 30~40년 이내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Vicicitus globosus가 높은 CO2 농도로부터 이익을 얻는 이유는 불분명하지만 이러한 조건들이 성장을 자극하고 독성을 증가시킴으로써 포식자에 의한 조류를 감소시킨다고 추측하고 있습니다. 연구 결과가 다른 독성 조류 종으로 옮겨질 수 있는지는 불분명하지만 과학자들은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이 효과는 다른 독성 해조류에도 적용되며 독성 조류의 번식을 증가시키고 확산시킬 수 있다는 것을 배제할 수 없다"고 리베젤과 그의 연구팀은 말했습니다. 이 조류 종은 전 세계적으로 널리 퍼져 있으며 연안 해역과 양식에서 어류가 사멸하는 경우가 빈번합니다. 더 나아가 특정 종의 계속적인 번식은 많은 연안 지역, 수산업 및 양식에까지도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최근 보스턴에서 개최된 골드슈미트 컨퍼런스(Goldschmidt Conference)에서는 해양 산성화가 어류 감소의 원인이라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그리고 2030년까지 양식업이 전 세계에서 섭취하고 있는 어류의 3분의 2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하지만 양식업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2040년까지 어류와 어류 오일에 대한 수요가 공급을 초과할 것이라고도 예측했으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류 오일을 공급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미세조류가 개발 중이라고도 발표됐습니다. 다트머스대학의 올리버 에델슨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역돔이라는 어종을 사용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조사했습니다. 해양 미세조류는 퇴적물에 서식하고 있는 미세한 크기의 조류로 식물처럼 광합성을 하며 대기 중 산소의 절반가량을 만듭니다. 사실 어류는 오메가3 지방산을 자체적으로 만들어내지 않고 미세조류를 섭취해 오메가 3 지방산을 섭취합니다. 이러한 미세조류에는 필수아미노산과 미네랄, 비타민이 풍부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한 점을 활용하여 연구팀은 다양한 어분과 바이오매스 대체 가능 실험을 실시했고 어류 성장과 생존 측면에서 바이오매스 33%와 어분 67%로 만든 수산 사료가 7%의 순수한 어분이 포함된 표준 사료와 동등한 결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그 결과로 높은 고도불포화지방산 축적능을 가지고 있으며 단백질이 풍부한 바이오매스 나노클로롭시스 아큘라타(Nannochloropsis oculata)라는 미세조류를 사용해 상업적으로 판매할 수 있는 오일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연구팀은 효소를 추가하고 여러 변화를 가하면 소화 능력과 바이오매스의 영양가를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 연구팀은 이미 미세조류 오일이 어유보다 우수하다는 것을 입증한 바 있습니다.< Nannochloropsis oculata >
이러한 연구들의 결과는 CO2 증가의 위험성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주고 조류를 포함한 생태계 연구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줍니다. 우리 Benthos 연구실에서도 미세조류의 중요성을 느끼고 오래전부터 미세조류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해양 환경과 생물 간의 상호 작용에 대하여 궁금하고 더 자세히 알고 싶은 분들은 Benthos 연구실의 문을 두드려 주세요. 그렇다면 다음번에도 다양하고 재밌는 이야기 가지고 찾아올게요! 출처: 1. Ulf Riebesell et al., 2018_NATURE CLIMATE CHANGE 2. 리서치페이퍼 3. 환경미디어 문광주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