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대수리
안녕하세요. 이번에 소개해드릴 ‘이달의 생물’은 바로 ‘대수리’입니다. 대수리라는 생물 이름을 처음 들어오셨다고요? 하지만 사진을 보게 되면 ‘아! 바다에서 봤던 고둥이 바로 대수리였구나!’하고 무릎을 탁하고 치시게 될 겁니다. 대수리의 학명은 Reishia clavigera로 복족강(Class Gastropoda) 신복족목(Order Neogastropoda) 뿔소라과(Family Muricidae) 속하는 종으로써 우리나라 전 연안에 분포하며, 암반 및 자갈이 있는 조간대 중ㆍ하부에서부터 수심 5m 이내의 조하대에서 비교적 흔히 발견되는 패각길이 2.5cm 내외의 육식성 소형 고둥류입니다. 암반 위를 기어다니며 먹이를 찾는다. 패각의 색깔은 대부분 흑갈색이나 회갈색을 띠며, 뒤집어 보면 각구(패각의 입구) 안쪽으로 검은색을 볼 수 있습니다.
<홍합을 섭식하는 대수리>
<복족류의 외부형태>
대수리의 가장 큰 특징은 조간대에 서식하는 조개류나 다른 고둥류를 잡아먹는 포식자로써 이런 고둥류들은 치설(radula)이라는 이빨을 가지고 조개류나 다른 고둥류의 패각에 구멍을 뚫어 육질을 섭식한다. 먹이가 부족할때는 동식(같은 종끼리도 서로 잡아먹음)을 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다른 동물 체내에 있는 오염물질을 그대로 대수리가 축적할 가능성이 높아지지요.<대수리의 영롱한 모습>
바위틈새에 한무리로 몰려있는 대수리는 나름대로의 생존전략에 의해 군집을 이룹니다. 따가운 햇살로부터 체내 수분 증발을 최소화하기 위해 서로 패각을 맞대고 그늘진 곳에서 최대한 햇빛을 받는 면적을 최소화시키며 서식을 하지요. 대수리는 해양환경의 오염을 확인하는데 아주 유용한 동물입니다. 전세계적으로 고루 분포하기 때문에 해양환경 오염의 지역적 차이를 확인하는데 비교가 용이하여 홍합과 함께 실험종으로 많이 쓰입니다. 오래전에 이러한 대수리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었고 특히 유기주석화합물과 관련하여 대수리 관련 연구가 많이 있습니다. 유기주석화합물 중 트리부틸주석(tributyltin)은 선박 표면에 도장하는데 주로 쓰이고 해양 생물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2003년부터 국내에서 금지되었습니다. 트리부틸주석에 노출된 대수리에서는 암컷에게 수컷의 성기를 발달시키는 임포섹스 현상을 일으켜 생식 활동을 불가능하게 만든다고 합니다.<암컷 대수리에서 발견된 수컷 성기>
하지만 트리부틸주석이 금지되고 10여년이 지난 지금도 아직까지 국내 조간대 생물에서 검출된다고 합니다. 인간의 활동으로 인한 오염의 최종 정착지는 해양 내 해수 및 퇴적물 그리고 생물이겠지만 언제든지 인간의 식탁 위로 올려질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름다운 해양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해양생태계 서비스를 공급받는 우리에게 악영향을 끼치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앞으로 경각심을 곤두세워야 할 것입니다. 이번 ‘이달의 생물’에서는 ‘대수리’에 대해 알아보고 또 더 나아가 해양환경 오염에 대해서도 알아보았습니다. 글에서 언급한 것처럼 지속적인 해양생태계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앞으로도 우리 모두 해양환경을 보존하는 일에 힘써야 할 것입니다. 그럼 다음 ‘이달의 생물’을 기대하면서 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