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쏙
8월의 생물은 쏙입니다. 소개에 앞서 구글 검색에서 쏙을 검색하고 이미지 탭으로 한번 가볼까요?
<검색어 '쏙'에 대한 구글 이미지 검색 결과>
얼핏 보면 같은 생물인것 같지만, 조금만 더 주의를 기울이면 크기도 모양도 녀석들이 뒤섞여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진짜 ‘쏙’과 ‘갯가재’가 뒤섞여 있는 것이지요. 많이들 혼동하지만 이 둘은 분명 다른 종이랍니다. 물론 같은 절지동물로 꽤 비슷하게 생겼지만, 종이 다른 정도가 아니라 사실 목(order)부터가 다릅니다. 쏙은 십각목(Decapoda)에 속하는 반면, 갯가재는 구각목(Stomatopoda)에 속하는 동물이거든요.<쏙(위)과 갯가재(아래)>
출처: Wikimedia commons, Dukachev (쏙) / Anonymous (갯가재)
저희 홈페이지 글을 열심히 보던 분이시라면, 어? 분명 어디서 본 생물 같은데, 싶으실 수도 있어요. 왜냐하면 갯가재는 저희 실험실 배양실 식구이기도 해서, 이미 한번 소개한 적이 있거든요. 아래 글을 확인해보시면 갯가재라는 생물이 좀 더 친숙해지실거에요. 굉장히 귀여운 친구거든요. <32. 갯가재: http://benthos.snu.ac.kr/?p=10211> 갯가재도 쏙도 이름이 참 다양합니다. 갯가재는 각 지역의 방언까지 더해져 딱새, 털치, 설개, 설게, 설기, 백석해 등으로 불리고 있지요. 영어로는 Japanese Mantis shrimp라고 합니다. 제2가슴다리(큰 집게다리)의 발가락마디에 가시가 있어 꼭 사마귀와 닮은 모습을 하고 있거든요. 쏙 역시 이름 부자입니다. 설기, 뽕설기, 뻥설게 등으로 불리며 영어로는 Japanese mud shrimp라고 합니다. 학명은 Upogebia major 이지요. 분류학적으로 다르다고는 하는데, 왜인지 참 닮아있고 헷갈리는 이 녀석들. 그럼 쏙과 갯가재는 어떤 점이 다를까요? 먹을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으로 나눈다 하면 그 어떤 차이점보다 가슴에 와 닿겠지만, 사실 둘 다 식용입니다. 쏙이 좀 더 인지도가 낮긴 하지만, 국물내기용으로 사용하거나 젓갈을 담그거나, 튀겨 먹을 수 있답니다. 주로 태안 지역에서 별미로 만날 수 있어요.<태안갯벌에서 쏙잡이에 푹 빠진 갯벌체험객들>
출처: 중부매일(http://www.jb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358200)
먹는 것으로도 구분할 수 없다니! 그럼 무엇으로 구분해야 할까요? 지금부터 쏙을 갯가재와 전격 비교하며 알아볼까요? 어떤 차이점들이 있을까요? 첫번째, 서식굴입니다. 쏙의 경우 내만의 갯벌이나 수심 15 m 정도의 사니질에서 Y자 형태의 관을 만들어 서식하며, 서식굴의 깊이는 2 m 가 넘기도 합니다. 갯벌위에 성인남자의 손가락도 쏙쏙 들어갈 정도의 꽤 큰 구멍을 파놓고 있습니다. 반면 갯가재의 경우 U자 형태의 굴을 파고 서식합니다.<쏙 서식굴(위), 갯가재 서식굴(아래)>
두번째, 몸 크기입니다. 쏙의 경우 몸길이가 5-10 ㎝ 남짓이고, 갯가재의 몸길이는 12-15 ㎝ 정도입니다. 쏙이 보다 더 귀여운 크기로, 주로 새끼손가락 크기에서 집게손가락 크기 정도입니다. 이렇게 작은 생물이 어떻게 그 길코 큰 서식굴을 파고 살 수 있는건가 신기할 정도이죠! 세번째, 섭식유형입니다. 쏙은 플랑크톤이나 유기물을 걸러먹는 여과섭식자이며, 갯가재는 육식자로 바다의 무법자라고 불릴 정도의 최상위 포식자 중 하나입니다.<여과섭식자인 쏙>
출처: 국립수산과학원
그 외에 구분하기 쉬운 팁으로는 쏙과 갯가재의 갑각을 만져보시면 구분하기 더 쉽습니다. 갯가재는 아주 단단한 갑각을 가지고 있는 반면, 쏙은 비교적 약한 갑각을 가지고 있어 물렁한 느낌이 들거든요. 좀 더 작고 연약한 느낌이라고 할까요? 이제 쏙과 갯가재를 구분하실 수 있으신가요? 쏙을 찾아 태안 갯벌 주변이나, 갯가재를 찾아 통영이나 제주도 수산시장을 찾아보셨다면 이제 여러분에게 마지막 관문이 남아있을 거에요. 바로 맛입니다! 저희 실험실 박사님께서는 농담삼아 분류의 마지막 정점은 맛의 구분이라고도 하셨답니다 :) 쏙과 갯가재의 맛은 어떻게 달랐는지, 둘 다 맛보고 오셨다면 꼭 알려주세요! 참고문헌 갯벌 생물의 집, 서식굴 (2016) 구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