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 갯끈풀
안녕하세요. 이번 이달의 생물에서 소개해드릴 생물은 바로 ‘갯끈풀 (Spartina anglica)’입니다. 이전 이달의 생물에서 소개했던 생물들은 고둥, 어류 등 위주로 소개했는데 이번에는 갑자기 왜 풀이냐고요? 그 이유는 바로 갯끈풀이 우리 해양 생태계 내 갯벌 생태계를 망치는 악성 식물이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해양 생태계를 보전하고 연구하는 우리 Benthos의 입장에서는 갯끈풀 같은 식물은 경계의 대상이자 관심의 대상입니다.
<갯벌에 서식하는 갯끈풀>
많은 학자들은 오늘날 전 세계의 생물다양성을 위협하는 가장 심각한 요인으로 서식처 파괴와 외래종 침입을 말합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외래종 침입으로 약 1조 4000억 달러의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세계 국민 총생산 (GNP)을 31조 달러 정도로 보면 세계경제의 약 5%를 차지하여 외래종 침입으로 인한 생물 다양성 파괴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신동아일보 ‘전 세계 연안습지 육지화 갯벌의 테러리스트’). 침입한 외래종은 본래 있던 생물들과 생존 경쟁을 하는데 대게 외래종의 번식력과 자생력이 강해 우점도에 있어 토종 생물이 약해 위협에 직면하게 됩니다. 갯끈풀은 만조와 간조 사이에 지면이 드러나는 갯벌에서 자라는 벼과 식물로, 잎은 두텁고 다소 넓은 긴 칼날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이 식물을 이용해서 끈을 만든다고 해서 끈풀(cordgrass)이라고 불리었고 실제로 총 17종의 갯끈풀 중 Spartina anglica는 영국에서 양궁 과녁판을 만들 때 쓰이기도 했습니다. 갯끈풀 (Spartina anglica)은 미국, 멕시코, 유럽, 중국 등 여러 나라의 갯벌에 번식해 있고 줄기가 강하고 잔뿌리가 많아 생존력이 갯벌의 다른 식물에 비해 강하다고 합니다. 이러한 갯끈풀은 여러 외래종들 중 사이에서 ‘1차 침입자’로 알려져 있고 갯벌에 자리를 잡으면 방사성으로 확장한다고 합니다. 외래종인 갯끈풀 (Spartina anglica)은 기존 서식처를 변형하고 파괴해 환경에 큰 영향을 끼칩니다. 단일종으로 유전자 구성이 다른 식물과 수분을 하기 때문에 매우 광활하고 연속적인 염습지 식생 생태계를 형성하면서 주변의 게 군락, 다른 식생 군락의 멸종을 야기 시킵니다. 또한 튼튼한 땅 속 및 지상부 줄기로 인해 파랑에너지를 감소시키고 미세 퇴적물을 침전시키기 때문에 서식처의 육지화를 시켜 갯벌의 면적을 감소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이러한 갯끈풀의 특징을 이용하여 영국, 중국, 미국 등 여러 나라에서는 해안선의 안정과 갯벌의 육지화를 위해 의도적으로 심은 적도 있지만 생물 다양성 훼손으로 요즘은 제거하는 추세라고 합니다.<갯끈풀 이식하는 장면, Nehring and Hesse, 2008>
실제로 우리나라에서도 최근에 갯끈풀 (Spartina anglica)의 침입 사례가 있는데, 저희 연구실에서 자주 소개해드린 ‘강화도 갯벌’에서 번식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많은 학자들이 갯끈풀 (Spartina anglica)’의 유입경로에 대해 다양한 견해를 펼치고 있는데 2005년, 2006년부터 1) 중국산 갯끈풀 조각, 종자가 해류를 타고 국내로 실려 왔을 가능성, 2) 인천항을 드나드는 화물선의 선박 평형수에 종자가 실려왔을 가능성, 3) 철새의 매개에 대한 유입 가능성 등이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유입으로 인한 갯끈풀 (Spartina anglica)의 번식을 예방하기 위해 우리나라에서는 국가 차원에서 제거하려는 여러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해양환경관리공단에서는 민간단체와 함께 갯끈풀 서식 개체를 제거하는 작업을 진행했고 앞으로도 계속 진행할 예정이라고 합니다.<해양수산부, 해양환경관리공단 갯끈풀 현황 발표>
생태계 내 생물 다양성은 생태계에 있어 무척 중요한 요소입니다. 인류의 환경 역사를 바꾼 20세기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친 책으로 평가 받은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새들이 지저귀고 시끄러워야 할 봄에 적막한 기운만 감돈다면? 만일 우리가 사는 이 땅에 세상의 모든 새들이 사라진다면? 아이들에게 들려줄 새소리가 없다는 것, 숲 속을 거닐며 내 귀를 간지럽힐 새소리를 들을 수 없다는 것, 창공을 훨훨 날아다니는 위용 있는 새의 모습을 볼 수 없다는 것. 이렇게 인간의 활동으로 생물의 다양성이 점차 감소하고 과거에 누렸던 자연이 주는 행복을 앞으로 누리지 못한다면 어떨까요?.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도 자연이 주는 혜택만큼 우리가 자연을 보전하고 관심 있게 지켜봐서 아름다운 자연이 주는 여러 혜택을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사진 및 자료 출처: 해양수산부, (Nehring and Hesse, 2008)>
참고문헌 : Nehring, S., Hesse, K.-J., 2008. Invasive alien plants in marine protected areas: the Spartina anglica affair in the European Wadden Sea. Biological Invasions 10, 937-9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