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밤게
무더위와 모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더운 계절인 7월에 접어들었습니다. 모두들 시원한 물을 찾아 계곡과 바다로 피서들을 많이 떠나는 데요, 그 중 서해의 갯벌 체험도 요즘 뜨고 있는 피서의 한 가지 방법이라고 합니다. 점차 갯벌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해양저서생태학 연구실에서 할 일들도 점점 많아지고 있는데요, 오늘은 이맘때 서해 갯벌에 가보시면 쉽게 관찰할 수 있는 녀석을 하나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밤게 (Philyra pisum) 전면 갯벌 체험에서 가장 인기 있는 생물들은 조개들 일 것입니다. 당연 맛있는 조개탕과 같은 식사거리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리고 우리가 흔히 먹지 않는 많은 이름모를 고둥이나 게들도 많이 갯벌에서 보실 수 있을텐데요, 그 중에서 꽤나 흔하게 볼 수 있지만 이상하게 생겨서 사람들에게는 익숙치 않은 친구를 하나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오늘의 주인공은 바로 갯벌의 귀염둥이 “밤게(Philyra pisum)” 입니다. 밤게라는 이름은 들어보셨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다양한 게들을 보고 밤게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지요. 대부분 이 명칭들은 지방 방언이구요, 사진에 보이시는 저 친구가 바로 진짜 밤게 입니다. 밤게 (Philyra pisum) 후면 밤게는 이름과도 같이 몸통이 정말 밤톨같이 생겼습니다. 딱 크기도 2~3 cm 내외로 그야말로 밤톨 같은 게지요. 특히 서해의 갯벌에서는 관찰하기 쉬우며, 야간에 많이 활동하기 때문에 낮에는 모래 밑에 숨어있거나 느릿느릿 움직이다가 해질녘 하늘에 어스름이 지면 활발하게 움직이는 친구입니다. 좋아하는 음식은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잘 먹습니다. 특히 갯벌에 서식하는 조개나 죽은 물고기 등을 감지하면 허둥지둥 달려와 게눈 감추듯 식사를 하는 모습도 심심치 않게 관찰하실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밤게가 신기한 것은 통상 게들은 옆으로 움직인다고 알려져 있는데 유독 이 밤게만은 앞으로 걷는 것을 선호합니다. 갯벌에서도 덩치큰 숫놈이 작은 암놈을 앞에 안은 채 앞으로 뒤뚱뒤뚱 걷는 모습을 보면 제법 귀여운 친구랍니다. 밤게 숫놈(상)과 암놈(하) 해양저서생태학 연구실에서도 지난달 갯벌에서 채집해온 밤게가 있는데요, 그 중 암수 한쌍을 수조에 넣어서 키우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찌나 다정한지 근 한달동안 숫놈이 암놈을 꼬옥 안고 놓아주지를 않습니다(뒤에 덩치 큰 녀석이 숫놈, 앞의 작은 녀석이 암놈). 조만간 짝찟기가 성공적으로 진행이 된다면 … 아마도 새끼 밤게들을 언젠간 저희 수조에서도 볼 수 있지 않을까요? 해양저서생태학 연구실의 배양실을 방문하시면 이 친구를 만나실 수 있습니다. 사진에 보이듯이 저희 밤게 수조에는 매우 다양한 조개들이 살고 있고 풀망둑과 넙치, 그리고 숭어 치어들도 함께 볼 수가 있답니다. 해양저서생태학 연구실의 밤게 수조 - 밤게, 동죽, 왕우럭조개, 돌조개, 피뿔고둥, 넙치, 풀망둑....등등등등 해양생태학에 관심있는 분이시라면 저희 연구실로 피서를 올여름 오셔도 되겠지요? 언제든 찾아오시면 즐겁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겁니다. 두드리세요! - 해양저서생태학 연구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