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 산호

이번 바다생물 이야기의 주인공은 산호입니다.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자태를 가진 산호는 나무와 유사한 생김새 때문에 한 때 식물로 오해받기도 하고, 심지어 광물로 여겨지기도 했지만 지금은 명실상부한 저서생태계의 대표적인 생물입니다. 분류학상으로는 동물계, 자포동물문, 산호충강에 속하며 다시 육방산호아강과 팔방산호아강으로 나뉩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팔방산호는 먹이를 잡을 때 쓰는 촉수가 8의 배수이고, 육방산호는 6의 배수입니다. 이들 중에서도 조초산호라 하여 따로 구분되는 산호들이 있습니다. 돌산호류, 푸른산호류, 관산호류 등이 이에 속하는데, 이들이 바로 바다를 한층 아름답고 풍성하게 하는 '산호초'를 형성하는 산호들입니다.

산호의 면적은 비록 세계 해저 면적의 0.2% 이하지만 전 해양 생물 종 25%와 어류 종 20%에 이르는 다양성을 갖고 있어 세계에서 가장 다양성이 높은 생태계 중 하나로 손꼽힙니다. 뿐만 아니라 생산성 또한 매우 높은 군집입니다. 산호초는 ㅎㅐ양 생태계뿐만 아니라 인간에게도 다양한 이점을 제공합니다. 풍성하고 아름다운 산호초는 세계 각지의 다이버들을 불러들이는 훌륭한 관광자원이며 어부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황금어장입니다. 게다가 보석상들에게는 좋은 재료가 되기도 합니다. 때문에 산호는 사람들에게 사랑받아 왔으며 산호초 주변에는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하지만 지나친 인간활동으로 인해 현재 산호는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산호를 위협하는 대표적인 요소는 지구 온난화로 인한 수온 상승과 산업화에 따른 CO2 증가로 발생한 해양산성화, 연안개발, 어류 남획 등이 있습니다. 자연상태에서도 엘니뇨, 라니냐 등에 의한 수온변화 또는 질병 등에 의해 산호가 대규모로 영향을 받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영향은 일시적, 국지적이며 산호도 수온변화나 pH변화에 대한 적응능력이 있기에 시간이 지나면 다시 회복됩니다.

하지만 인간활동은 이런 현상들을 더욱 강화하여 산호의 회복능력을 초과한 영향을 야기해 산호초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초래합니다.대표적인 예로 1998년의 강력한 엘니뇨는 인도-태평양과 캐리비안해의 산호초를 대량 폐사에 이르게 하였습니다. NOAA의 조사자료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산호의 60% 이상이 이런 크고 작은 위협에 처해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생태계는 물론 우리 인간을 위해서라도 산호에 대해 다시 한 번 돌이켜 봐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