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ur Benthos

[동물] 고둥

해양저서생태학연구실l 2014-11-01l 조회수 1
3718226418_tZ1x30M7_1 조간대(intertidal zone)에는 놀랄 만큼 수많은 생명체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갯벌은 물론이고, 단단해서 황량할 것만 같은 암반에도, 해수욕이나 할 것 같은 모래해변에도 생명이 꽉꽉 들어차 숨쉬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그 많은 생명들 중 고둥을 콕 집어 이야기를 나눠볼까 합니다. 바닷가에서 몸을 낮추고 가만히 바위틈이나 작은 조수 웅덩이(tidal pool), 돌 밑을 살펴본 적이 있으신가요? 그 곳이 생물이 살 수 있는 환경이라면, 분명 다세대 주택처럼 여러 개체들이 군집을 이루고 있는 고둥들을 보실 수 있을 거에요. 혹은 물이 얕은 모래해변에서 자신의 궤적으로 멋진 그림을 그리는 작은 고둥들을 만나보실 수도 있겠지요. 고둥이라면 아무래도 좀 친근한 해양생물일 듯 합니다. 하나의 예술품이라고 생각해도 될 만큼 다양하고 예쁜 외양(껍질 부분, shell)을 가지고 있고, 먹을 수 있는 고둥들이 많기 때문이죠! 많은 고둥들을 채집해 호기심 반 배고픔 반으로 먹어보면 맵싸리는 이름처럼 매운 맛이 나고, 눈알 고둥은 쌉싸름한 맛이 나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다른 종이라고 해서 맛까지도 다른게 신기하게 느껴지기도 하죠? cd6670dcafad7b43fd678e5e4950c8e6_hdunFw8toAVUvH4WHwTVZS6 우리실험실에서 지난 5월 다녀온 제주도 종달리에서는 아주 작은 크기의 복족류부터 소라와 같이 큰 크기의 복족류까지 다양한 복족류를 만날 수 있었는데요, 바로 고둥이 이 ‘복족류(gastropoda)’에 속하는 친구들입니다. 복족류는 연체동물문의 가장 큰 강(綱, class)입니다. 대부분 흔히들 알고 있는 나사 모양으로 된 껍데기를 가지지만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우리나라 생물 다양성의 보고인 제주도이니만큼, 고둥 역시 다양한 종류로 서식하고 있었습니다. 특이하게 생긴 뱀고둥에서부터, 뿔두두럭고둥, 밤고둥…… 다양한 고둥들을 채집하여 실험실에 돌아와서는 위 그림과 같이 멋진 표본으로 만들었지요! 친척인 다른 연체동물들도 섞여 있지만, 고둥이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네요. 날씨가 추워져 해수욕을 하러 갈순 없겠지만, 가을-겨울 바다의 경치도 굉장히 훌륭하죠! 혹시 바다를 보러 가신다면 잠깐 몸을 낮춰 발 밑이나 돌 아래를 살펴보세요. 숨어있는 고둥들을 발견할 지도 모릅니다! 수줍게 고개를 내민 고둥들의 이름이 궁금하다면 저희 연구실에 한번쯤 놀러오세요! 아마 똑같은 외양의 친구들이 기다리고 있을 지도 모릅니다. cd6670dcafad7b43fd678e5e4950c8e6_3Fdq4VxUhLZlfGJoqSZdn 물론, 연체동물의 동정(identification), 쉬운 표현으로 ‘이름 찾기’는 전문가들에게도 까다로운 일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박사님들이나 교수님의 조언을 받으며 가만히 들여다보면 아마 재미있고 흥미로운 배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